1. 노희경 (그들이사는세상)




신부 대기실에서 고운 웨딩드레스를 입고 앉아 있는 시원. 유정, 학찬, 성제, 준희가 들어오며 축하 인사를 건낸다.


유정 : 시원아~~ 너무 예쁘다!!! 너가 우리 중에 제일 먼저 시집을 가다니!! 난 너가 정말 토니랑 결혼하는 줄 알았는데~~

시원 : (수줍어하며) 아.. 그만해라~~^^


그들이 웃고 떠드는 사이, 신부 대기실로 태웅이 들어온다. 다 함께 태웅을 쳐다본다.

성제 : (놀란 표정으로) 선생님!!!!

유정, 학찬 : (놀란 표정으로) 선생님!!! 이게 얼마만이에요!!!

태웅 : 오랫만이네.. 잘 지냈어 ? 우리 시원이 많이 예쁘다~

시원 : (멍한 표정으로) 오빠….      



다함께 얘기를 나누는 모습 풀 샷. BGM이 흐르면서 시원의 나레이션

(나를 설레게 만들었던 첫사랑에게 나는 상처만 안겼었다. 나는 오빠가 내 인연의 실의 끝을 잡고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 끝은 그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난 잔인하게도 내 인연의 끝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고, 달렸다. 오빠는 그렇게 나와 윤제를 위한답시고 우리의 곁을 떠났다. 오랜만에 본 오빠는 여전히 멋졌고, 내 이상형이다.)



페이드 아웃

자막 – 1998년 겨울



윤제와 시원은 단둘이 노래방에 앉아 있다. 시원은 신나게 노래를 부르지만 윤제는 캔 맥주만 마신다.

시원 : 닌 왜 노래 안부르노!?

윤제 : 니는 좋나? 기분이 좋나?

시원 : 니 또 와그라는데

윤제 : 내 니 좋아 한다이가. 몰랐나. 내 니 좋아한다.. 좋아한다고. 내 어떡할까? 어떡할까 이 가사나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쓸쓸한 시원의 모습.

그저 소꿉친구라고 생각했던 윤제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 때, 시원의 나레이션

(그는 나의 소꿉 친구였고, 내 인생의 바늘과 실과 같은 존재였고, 내가 힘들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절친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지금 밟고 있는 이 땅보다 더 단단하고 나를 지탱시켜줬다. 이건 분명 배신이다.)



하지만, 윤제가 계속 생각나는 시원은 그의 고백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모이게 된 동창회 자리. 유정과 학찬은 결혼 소식을 알렸고, 가만히 있던 성재 또한 여자친구의 존재를 밝혔다. 그녀는 바로 준희의 6번째 누나(박지윤). 그들은 이렇게 웃으며 서로의 얘기를 나눈다.



페이드 아웃



다시 결혼식.

윤제와 시원은 팔짱을 낀 채,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 무대 위를 걷고 있다. 마주보며 웃는 모습이 아주 행복해 보인다.



윤제의 나레이션

(영혼과 온 몸의 세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느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사랑이 지금 현실이 되어 있다. 그녀 같이 아름다운 사람이 나 같은 놈에게는 환상일 지도 모르겠지만, 난 지금 너무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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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은숙 (파리의연인,시크릿가든,신사의품격)



헝클어진 머리를 긁으며 쉴 새 없이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시원.

그녀의 책상 위에는 먹다 남은 커피만 다섯 잔. 그리고 각종 파워 드링크 빈 캔들이 뒹구르고 있다. 또한 그녀의 오른편에는 90년대 H.O.T와 젝스키스간의 에피소드들이 정리된 파일이 널부러져 있다. 이 때, 계속 울리는 그녀의 휴대폰. 리나의 '눈물'이 수 십번, 아니 수 백번 울리고 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시원 : 아!!!!!!!! 알았다고!!! 써져라. 써져라. 글아 제발 써져라. 그래서 어떻게 밝힐 거냐고!!



시원은 글을 썼다 지웠다 계속 되풀이하며 타자기를 탕탕 치며 짜증을 낸다.

다시 한 번 더 울리는 그녀의 휴대폰



시원 : (짜증난 목소리) 아!!!!!!! 여보세요!!

윤제 : 니 전화 받는 목소리가 왜그래? 대본 쓰나?

시원 : (여전히 짜증이 한 가득) 어! 내 바쁘니깐 할 말만 해라.

윤제 : (BGM처리)



다시 시원은 빠른 손놀림으로 자판을 두드린다.



시원 : (타자를 치는 동시에 따라 읽으면서) 차를 빼러 간 태웅. 태웅의 차 뒷 편에 있는 시원의 가디건을 꺼낸다. 태웅 대사 (미소를 지으며) 아직도 지 물건 흘리고 다니나.. 애 엄마 되는 사람이 이리 흘리고 다녀서 되겠나^^ 이제 차 안 빌려 줘야 겠네.



시원은 흐뭇하게 모니터를 바라보며 글을 계속 이어 쓴다. 시원의 웃는 모습이 모니터 화면과 오버랩되며 모니터 화면 속 글 클로즈 업



이하 글 내용



다함께 웃으며 수다 꽃을 피우는 동창회 자리. 시원은 윤제를 쳐다보며 초음파 사진 속 아기가 윤제를 닮을 까봐 걱정 된다며 장난스레 말한다.



시원 : 우리 아기 윤윤제 닮으면 어떡해? 딸을 아빠 닮는다는데 걱정이다!!

윤제 : (시원을 째려보며) 야! 남편 흉 그만 좀 봐라!! 그래도 판사인데!!



다시 글을 쓰는 시원의 모습이 비춰지면서 울리는 그녀의 휴대폰 벨소리



시원 : (짜증 섞인 어투) 또 왜!!!

윤제 : 니 진짜 또 드라마에서 내 이름 쓰는 거 아니제?? 야 내 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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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은아 (웃어라동해야,너는내운명)




KBC 방송국 작가실


김감독 : 여러분! <응답해라,은지야> 첫방 시청률이 20%가 넘었습니다~!!

일동 : 와~~!! (박수,환호)

스텝1 :  아오~ 나는 15%에 걸었는데, 에잇 그래도 기분 좋으니까 됐다!

스텝들 : 하하하 (일동 웃음)

스텝2 :  시원씨, 축하해~ 그동안 고생많았어!

시원 : 하하 감사합니다^^ 저보다 스텝여러분들이 더 수고가 많았는걸요^^ 남은 방송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똑똑)


김감독 : 앗, 사장님!!

KBC사장 :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끝까지 열심히 촬영에 임해주십시오.

일동 : 네~~!!

KBC사장 비서 : 사장님께서 여러분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셨으니 식당으로 가시죠~!

일동 : 와~~(환호, 박수)



(일동 퇴장)



KBC사장 : 시원아, 수고 많았다. 네가 잘 해낼줄 알았어.

시원 : (눈물글썽이며) 아빠…

KBC사장 : 나 없이도 정말 잘 자라 주어서 기쁘구나.

시원 : (눈물이 고였지만 미소지으며) 처음엔.. 아빠가 많이 원망스러웠어요.. 하지만 이제 이해해요…저.. 이번주말에 윤제씨와 결혼해요.. 와..주시겠어요?

KBC사장 : (감격한 목소리로) 시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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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수현 (내남자의여자,부모님전상서,인생은아름다워)



부산 시원의 집

서울에 살고 있던 시원부부는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온다.
조그만 주방 식탁에 마주 앉아 대화하는 시원부모와 시원내외.
(식탁보는 요란하지 않은 체크무늬로 해주세요. 몇 개 집어먹은 흔적이 보이는 과일접시들. 과일은 3가지 정도 정갈하게 깎여있는 모습)



시원부 : 네놈, 우리딸 힘들게 하는거 아니지이?응? 얘가 애를 가졌는대도 얼굴이 오뉴얼 죽한사말 못얻어먹은 저 옆동네 김씨네 만치 시커먼게 영 아니올시다야. 잘 챙겨주고 있는거 맞아?이눔아.

시원 : 왜 이이를 잡고 그래, 아빠! 죽한사발 못먹긴 뭘 못먹어. 응? 오늘 점심도 시원한 열무김치에 남은 반찬들 넣어서 쓱쓱 자알 비벼서 먹었다구. 어제 간신히 마감끝나서 피곤해서 그래. 어떻게 된게 아빠는 이이 볼때마다 구박을해. 이놈 저놈 하면서.

태웅 : 하하 아버님, 알겠습니다. 제가 더 시원이 챙기겠습니다. 암요, 저보다 14살이나 어린 고운 각시를 얻었으면 당연히 그래야지요. 저는 하~나도 불만이 없습니다~ 없어요! 하하

시원모 : 하이고~~아니 당신은 이런 사위가 어딨다고 좁쌀영감마냥 이러쿵 저러쿵 타박이야. 당신 그것도 병이야 병. 으이구. 당신이나 잘해보란 말야. 허구헌날 집에오면 소파에 비비적~비비적~ 엉덩이가 다 눌러 붙도록 티비나 보면서 마누라 부려먹기나 하고, 그거 부인한텐 정말 멋없는짓이야. (시원부를 노려보던 눈길을 돌려 부드러운 눈초리로) 윤서방, 내 항상 고마운거 알지?응? 검은머리가 하아얗게 셀때까지 오순도순 한켤레 짚신마냥 꼬옥 붙어갖고 살아주면 내 더 바랄게 없을거야.

태웅 : (시원의 손을 꼭 잡으며) 네에. 그럼요. 짚신마냥 꼬옥 붙어서! 오래오래 잘 살겠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시원 : (태웅 마주보며 미소짓는다)




창밖에서 보이는 주방모습. 식탁에 둘러앉은 4명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인다.

줌아웃.

따뜻한 햇살의 부산정경






아름답고 경건한 분위기의 산책로

주변에 아무도 없고 오로지 울창한 나무와 새소리뿐.

(준희는 편하지만 단정한 옷차림-크림색이나 녹빛 계열, 윤제는 어두운 계열의 수트로 해주세요)




준희 : 학찬이 결혼식날… 학찬이가 부럽고, 부모님께 죄송하고, 너랑 나… 우리가 기막혀, 너 먹다남긴 와인병 비우며 등신같이 울었었어.

윤제 : 울컥했구나. 날 부르지.

준희 : 기도했었지.

윤제 : 뭐라고? 뭐라고 그랬나 한번해봐. 별로면 내가 다시하게.

준희 : (윤제 눈을 마주보며) 신이 있다면, 우리 죽는날까지 영원케 하소서.

윤제 : 다시 할 필요 없겠다. 이하 동문이니까.

(두 손이 겹친다. 네번째 손가락에 나란히 나눠 낀 반지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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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임성한 (인어아가씨,하늘이시여)




태웅과 시원의 결혼식 1주일 뒤.

윤제를 잊지 못한 시원은 윤제에 대한 그리움과 결혼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로 결국 실어증에 걸리고야 만다.



병실안



태웅 : 시원아, 나와 있는게 말을 잃을 만큼 힘든거니?

시원 : (초점 없는 눈빛)

태웅 : (눈물흘리며) 시원아!!!!! 날 좀 봐봐!!!!!!!!!!!

시원 : (초점 없는 눈빛에 눈물이 고이며)

태웅 : 흑…흑…흐..ㄱ… 그래…. 네가 행복할 수 있게 보내줄꼐….

시원 : (흐르는 눈물)





3년뒤





시원 : 브라우니~~ 브라우니 어딨니? (하얗고 작은 강아지가 쪼로로 달려온다)

윤제 : 자기 왔어? 내가 만든 치즈 좀 먹어봐.

시원 : 치즈를 만들어요?

윤제 : 응, 코티즈치즈. 입 심심할 때 제격이야. 요즘 판매되는 치즈들 방부제 많다고 뉴스들 자주 나오잖아. 이건 맘놓구 먹어도돼. 직접 만든거라 담백하구 임산부한테도 좋아. 말그대로 영양덩어리

시원 : 너무 정성이예요. 저한테 과분하구.

윤제 : 아냐. 자기가 나한테 과분한 사람이지. 이쁘구, 애교많구, 매력있구.

시원 : 아니예요. 당신이 저한테 과분하죠. 왜 요새들 말하는 ‘엄친아’ 스타일이잖아요. 얼굴에서 서인국 분위기도 나고.





띠리리릭-

퇴근한 태웅 등장





윤제 : 어, 형 왔어?

시원 : 아주버님~~ 오셨어요^^

태웅 : (약간 어색하지만 태연하려 노력) 어 그래. 다녀왔어.




시원-윤제, 그리고 맞은편의 태웅 식탁에서 다정히 식사하는 한가족의 모습.

줌아웃









시원과 준희의 통화를 듣고 준희의 비밀을 알게되버린 성재




시원 : 성재야, 제발 부탁이야. 윤제씨한테는 비밀로 해줘. 준희 우리 친구이구…이거 윤제씨가 알면 이해 못하구.... 너가 덕쌓는다 생각하구 모른척 해줘.. 옛말에 현생에서 덕 쌓아야 내세에서 복받는다구 하잖아..

성재 : 이걸 어떻게 숨기니? 아무튼 나는 윤제한테 말할꺼야. 강준희 충격이다 정말.

시원 : 어휴 이래서 요즘 남자들 정없구 인간미 없다구 하지. 준희가 남자 좋아한다는 거 말고는 뭐가 빠지니? 외모두 수려하구 성품 좋구 이만한 남자가 어딨다고.

성재 : 알았어, 알았다구. 그런데 이렇게 넘어가면 경우가 아니지~ 요즘 성북동이 그렇게 살기가 좋다던데~ 지금 나 사는집은 오래되서 좁구, 낡구…

시원 : 휴.. 알았어..집은 내가 해줄께. 대신 준희일은 절대 비밀이다 방성재.





그날밤 성재의 집


성재 : 아이고 우리 다마고치~~ 똥샀네요~~ 아빠가 치워줄께요~~우쭈쭈쭈~~~… 컥!!
(갑자기 숨이 막혀와 쓰러지는 성재)






따르르르릉~


윤제 : 뭐라구? 성재가 심장마비로 죽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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