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월급이 낮은 이유 http://story.pxd.co.kr/543 링크 참조



현직 디자이너입니다.


정독하고 댓글 남깁니다. 


한국에서 디자이너(특히 작은 에이전시의 디자이너)가 힘든것중 하나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거죠.


기사에 나온 현실적 상황들 역시 공감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클라이언트들의 디자인업무에 관한 인식에 문제가 조금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만하면 원하는 결과물이 하루이틀사이에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 

-사실 그분들은 이렇게 생각한다기 보다는 그냥 당연하다고 느끼겠죠.-


일단은 해본적이 없는 업무이니 디자인 업무에 대한 무지가 그렇게 만들겠죠. 


그리고 두번째는 그들이 항상 머릿속에 담아두는 갑과 을의 관계이죠. 

'우린 너희에게 돈을 주었으니 시킨대로 다해라.' 이런 생각이죠.


그렇다 보니 농담조로 이야기하는 금요일 6시에 전화 해서 `월요일 오전중에 샘플 볼 수 있죠?'라는 

이야기가 발생하죠. -수많은 대기업의 광고나 기타 디자인관련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 잘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철저한 갑과을의 구조로 디자인을 하다보니 공장에서 물건 찍는 것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결과물을 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의 연속이 됩니다. 디자인 결과물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주제에대한 토론과 아이디어회의 그에따른 자료 리서치, 경우에 따라선 설문조사나 기타의 자료조사, 그리고 시안작업(항상 뭔가 노력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5-6개의 시안 작업을 하죠), 클라이언트회의 또 수정(수차례의 수정), 최종 시안 보고, 원고 작업(실제 결과물의 작업이죠), 디자인보고, 인쇄, 경우에 따라선 인쇄후 제품 출고 현황조사및 제고관리까지도 해야합니다. 


위의 과정을 심한 경우엔 7-10일만에 끝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집에 가지 마란소리죠. 그런데 문제는 작은 에이전시들은 직원을 적게 쓰죠(2명이서 일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일을 한사람이 한번에 2-3개씩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죠. 당연히 과부하가 걸리겠죠. 굉장히 금방 지치겠죠.


대한민국의 디자이너가 이직율이 높고 다 거기서거기인 이유는 위와 같은 경우에 처해있는 사람이 많기때문이죠.


대부분 디자인을 시작한 사람들은 다른 업종과 다르게 그일이 정말 좋아서 시작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강도의 업무(디자이너라기 보다는 오퍼레이터의 업무)를 사회생활 시작부터 하게 되면 자기개발은 어림도 없죠. 그리고 일에대해서 정나미가 떨어집니다. -일부는 이걸 즐기는 분들도 분명 있습니다.-  


어쨌든 제가 느끼는 대한민국 다수 디자이너들의 현실은 이렇습니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직업으로서 노력하고 자기개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노력을 할려면 적당한 휴식도 필요한 법이고 자기개발을 할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클라이언트 여러분, 


여러분은 왜 돈을 주고 디자이너를 고용하거나 에이전시에 일을 주시나요?


내가 하기 싫어서? 아니면 할 수 있는데 좀 돈을 아껴 보려고?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자체적으로 수많은 디자인 업무를 소화 할 수없고 딱딱한 기업문화에서는 기대할 수없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결과물을 위해 일을 부탁하는 것으로요.

디자인은 공장에서 찍는 물건과는 다릅니다. 충분한 시간과 고민이 뒷받침이 되야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여러분이 돈을 지불하는 이유는 여러분의 머릿속에 어렴풋하게 그려진 결과물을 단지 실제화함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어렴풋한 그것의 이상으로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함입니다. 


디자이너는 갑과 을로 생각되어져서는 안됩니다. 여러분이 할 수없는 일을 해주기 위해 돈이라는 매개로 계약된 사람이죠. 간단히 말해 동등한 입장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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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고 엉망진창으로 글이 써진것 같습니다. 제생각은 간단히 말해 디자인에대한 사람들의 인식구조가 어느정도 변해야 한다는겁니다. 


엉망진창이지만 마루리 하겠습니다.

결론은 디자인 작업은 오래 걸립니다. 1달짜리 프로젝트를 보름만에 끝내달라고 말해서 끝내면 이렇게들 말하죠.

"쪼니까 되네."

네, 쪼으면 됩니다. 하루에 6시간 정도 작업해서 1달을 끝낼 일을 하루에 12시간 정도 작업해서 보름만에 끝내죠.

그런데, 디자이너 개인시간까지 계약한 기억은 없습니다. 


대기업분들, 하루는 누구에게나 24시간입니다. 다른사람의 시간을 도둑질하지 마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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